
나는 지독한 근시이다. 어린 시절 중학교에 가기 전부터 안경을 사용했다. 나의 하루는 아침에 안경을 쓰는 일부터 시작된다. 심지어 한밤 중에 도둑이 들어 왔을 때도 안경을 찾는 사이 도둑은 여유 있게 도망가 버렸다.만일 안경이 내게 없다면…. 내가 지금까지 하던 일들이 어려워진다. 책을 읽는 일에서부터 운전도 할 수 없으며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의 절묘한 아름다움도 보지 못하게 된다. 나는 안경이라는 작은 소품이 없어도, 무기력해지고 활동성을 잃어버리는 존재이다. 이런 내가 어찌 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는가?
성경은 인간이 창조주 없이 결코 홀로 설 수 없는 연약하고 무능한 존재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안경 하나 없어도 무기력한 나를 생각해보면,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다. 농사를 지어도 때에 맞게 비가 오기를 기다려야 하고, 추우면 날씨가 저절로 풀리기를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이 때에 맞게, 그의 자비와 지혜 가운데 베풀어주시는 은혜를 기다리고 의지하며 살아간다. 나는 나의 연약함을 발견하고 비로소 나를 붙드시는 놀라운 은혜와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성령이 내게 어떤 일을 하시는지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다.

성령은 안경과 같이 내가 보지 못하던 영적 세계를 환하게 보여 주시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도와주신다. 나는 성령을 통하여 진리와 이단적 가르침, 혹은 부패된 교훈을 구별할 수 있는 시력을 얻게 된다. 나는 육신적으로 안경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신앙적으로는 항상 성령을 의지할 수밖에 없다. 나는 지독한 영적인 근시이므로, 성령의 도움 없이는 영적 비전을 멀리 혹은 자세히 볼 수 없다. 누군가 새로운 안과 수술로 시력을 교정하면 안경을 벗을 수 있다고 정보를 주었지만, 나는 내게 큰 교훈을 준 안경을 벗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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