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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묵상] 염상섭 《삼대》 - 부모의 삶은 자녀의 운명이 될까 우리는 부모에게 많은 것을 물려받습니다.얼굴을 닮고,말투를 닮고,성격을 닮습니다.살아가는 방식도 닮습니다.돈을 바라보는 태도,사람을 대하는 방법,화를 내는 방식,사랑을 표현하는 방식까지.어린 시절에는 몰랐는데 어느 순간 내 모습에서 부모의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좋은 모습이면 웃을 수 있지만,반복하고 싶지 않았던 모습까지 내 안에서 발견될 때는 조금 두렵습니다.나는 결국 내가 보고 자란 대로 살아가게 되는 걸까.염상섭의 《삼대》는 바로 이런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조씨 집안의 세 남자.할아버지 조의관,아버지 조상훈,그리고 손자 조덕기.세 사람은 같은 가족이지만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아갑니다.조의관은 가문의 체면과 재산, 전통적인 권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그의 아들 상훈은 교육을 받고 새로운.. 2026. 10. 18.
윤동주의 시 앞에서 「쉽게 씌어진 시」를 읽으며윤동주의 시 한 편을 펼친다. 천천히 읽다가 한 대목에서 멈춘다.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부끄러운 일이다.1942년 일본 유학 중에 쓴 이 시에는 식민지 청년의 고독과 시대를 향한 고뇌가 담겨 있다. 그 부끄러움을 오늘 내 일상의 반성과 같은 무게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시를 읽는 동안 내가 쉽게 적어 온 말들이 떠오른다.—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원문과 집필 배경, 연세대학교 윤동주기념관 나는 믿음에 관한 말을 곧잘 쓴다. 하나님을 신뢰하자고, 서로 사랑하자고, 모든 일에 감사하자고. 한 문장을 쓰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그 문장을 살아 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작은 계획이 틀어져도 마음이 급해지고, 누군가의 .. 2026. 10. 17.
[묵상] 토요일 아침, 내 생각이 늘 맞을까? 토요일 아침, 평일 동안 서둘러 내렸던 판단들을 잠시 돌아본다. 사람에 대해, 지나간 일에 대해, 아직 일어나지 않은 내일에 대해 나는 꽤 많은 결론을 내려 두고 살아간다. 그 결론에는 대개 “늘 그랬으니까”라는 익숙한 근거가 붙어 있다.답장이 늦다는 이유로 상대가 무심하다고 생각하거나, 전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이번에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할 때가 있다. 아직 사정을 듣지 않았고, 다시 해 보지도 않았는데 마음속 판단은 이미 끝나 있다.토요일 아침의 여유를 빌려 내게 묻는다. 내가 확신하는 것들 가운데, 다시 살펴보아야 할 생각은 없을까.고정관념에 대한 나의 생각내게 고정관념은 내 경험만으로 사람과 상황을 충분히 안다고 여길 때 굳어지는 생각이다. 경험은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몇 번의 경.. 2026. 10. 17.
[시 묵상]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 흔들림은 믿음이 피어나는 시간 시 본문 자리를 넣고, 묵상 위주로 줄였습니다.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시인은 아름다운 꽃도 모두 흔들리고 젖으며 피었다고 말합니다.이 짧은 시가 그리스도인에게 묻습니다.당신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느냐고.1.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라는 오해우리는 믿음이 좋으면 흔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흔들릴 때마다 자책하고, 그 모습을 감춥니다.하지만 흔들림은 실패의 표시가 아니라 피어나는.. 2026. 10. 12.
[영화 묵상] 《쇼생크 탈출》 - 감옥에 길들여지지 않는 법 감옥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벽으로 된 감옥.그리고 마음에 지어진 감옥.《쇼생크 탈출》은 앞의 것을 배경으로뒤의 것을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1994년에 만든 작품입니다.은행가 앤디 듀프레인은 아내와 그 애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종신형을 받아 쇼생크 교도소에 들어옵니다.그는 죄가 없습니다.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습니다.그곳에서 그는 레드를 만납니다.무엇이든 구해다 주는 사람,그리고 희망은 위험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앤디는 19년을 그 안에서 보냅니다.레드는 40년,늙은 사서 브룩스는 50년입니다.같은 벽 안에서 세 사람은 전혀 다른 끝을 맞습니다.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이런 질문이 남습니다.같은 감옥에서 누구는 무너지고 누구는 걸어 나오는.. 2026. 10. 11.
[영화 추천] 이창동 《박하사탕》 - 돌아갈 수 없는 시간, 돌아갈 수 있는 길 “나 다시 돌아갈래!”한국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외침 가운데 하나입니다.철교 위에 선 한 남자가달려오는 기차를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소리칩니다.그의 이름은 김영호.마흔 살입니다.사업은 망했고,가정은 깨졌고,곁에 남은 사람이 없습니다.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은 이 장면에서 시작해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사흘 전,1994년,1987년,1984년,1980년 5월,그리고 1979년 가을.장이 바뀔 때마다 기차가 뒤로 달립니다.우리는 망가진 남자를 먼저 보고,그가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나중에 봅니다.그리고 맨 마지막에들꽃 사진을 찍고 싶어 하던 스무 살 청년을 만납니다.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한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사람은 어디에서부터 잘못되는가.그리고 더 깊이 들어가면 이런 질문도 생깁니다.돌아갈 .. 2026.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