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부끄러운 고백, 자기 성찰 - [펌]생명의말씀선교회

거북이의 날개 2021. 12. 1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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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운전면허를 취득한 이래 30년 넘게 운전을 했다. 온몸에 밴 습관처럼 본능적으로 운전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이전과 같이 운전석에 앉았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몇십 분 혼자 이런저런 방법으로 끙끙거리다가 결국은 정비사가 출동했다. 그런데 허무하게 아무런 조치 없이 정비사가 단발에 시동을 걸었다.


나는 시동 걸린 자동차에 홀로 앉아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 오랫동안 생각했다. 사실 브레이크에 발을 올려놓고 시동을 걸어야 하는데 처음에 발을 액셀러레이터에 잘못 올려놓고 시동을 걸었던 것이다. 잠이 덜 깼었는지 혹은 핸들이 잠긴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 때문이었는지... 아무튼 시동을 걸려는 반복되는 시도 가운데에서도 처음 발을 올려놓은 그 위치를 고집스럽게 지켰던 것이다.


그날 나 스스로가 얼마나 한심하고 초라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일상을 사는 총기(聰氣)조차도 점차 없어지는 노화되는 나를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설교한 지도 거의 30년이 되어간다. 수십 년의 시간이 단상에 서서 말하는 것을 익숙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가장 기초적인 것을 소홀히 하면 시동조차 못 걸었던 것처럼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모든 설교는 지식과 전달 방법이 아니라 주님 자신과의 관계와 사귐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자동차도 시동이 걸리면서 비로소 달려갈 준비가 되는 것처럼 모든 설교는 주님하고의 친밀한 사귐을 통해 비로소 전달할 수 있는 준비가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을 혹 소홀히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태 살펴보고 반성하고 있다.

연약하고 한심하기까지 한 나를 아직도 쓰시는 주님의 은혜가 놀랍고 신기할 뿐이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가 놀랍고 더 놀라운 것은
‘나 같은 사람을 사용해 주시는 은혜 위에 은혜’ 때문이다.
내가 간증처럼 할 수 있는 설교는 내가 경험하고 있는 은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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