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거북이의 날개 2022. 3. 1. 22:47
반응형

어린 시절에는 별다른 오락거리가 없었습니다.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들 때면 온갖 상상으로 뒤척이다가 잠이 들곤 하였습니다. 잠들기 직전에 공상했던 내용은 그날 밤 꿈에 나타나곤 했습니다.

때로는 슈퍼맨 같은 놀라운 초능력자가 되어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했고, 산해진미(山海珍味)의 맛있는 음식이 가득 놓인 식탁 앞에서 정신없이 먹어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꿈이 다 기분 좋고 신났던 것은 아닙니다. 밤새도록 무서움에 시달리고 고생 고생하는 꿈도 자주 꾸었습니다. 때론 끝도 없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기도 하며, 이빨이 다 빠져버리기도 하고,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무서운 귀신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잠에서 깨어 그것이 꿈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기쁨도 고통도 순식간에 사라져버렸습니다.

 

성인이 되고 그리스도인이 된 지금 나는 현재의 삶을 꿈처럼 여기고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 구주께서 약속하신 장차 오는 세상이 깨어 일어날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십자가를 지고 주의 제자로서 걸어가는 매일의 걸음이 때론 고통스럽고 외롭기도 합니다. 그러나 고통은 꿈처럼 지나가고 우리는 곧 구주의 품 안에서 영원토록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

 

지금 나는 꿈을 꾸고 있을 뿐입니다. 빛의 자녀에게 있어서 이 세상은 빨리 깨어나기를 바라는 지독한 악몽과도 같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도 내재된 죄성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언어와 행실로 나타날 때 선한 양심은 놀라기도 하며 크게 슬퍼하기도 합니다.

 

세상은 소돔과 고모라처럼 화려한 죄의 색깔로 우리를 유혹합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이 세상은 점점 무서운 악몽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꿈속에선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 황당한 일이 많이 있었습니다. 지금 내가 꾸는 꿈도 그러합니다.

 

이 세상은 악인이 자기 수단으로 잘 살아가고, 복음을 전하는 진실한 그리스도인이 기득권을 가진 타협된 종교인에게 비난과 핍박을 받고 있습니다. 복음을 무참히 밟고, 이익을 위해 기독교의 겉옷을 걸치고 있는 많은 주의 원수들이 헛되이 주의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삶의 행적에서 전혀 주를 따르지 않는 무리들이 말로만 자신이 구원을 받았다고 주장하여 신실한 주의 자녀를 당황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꿈일 뿐입니다.

나는 단지 주님 품안에서 깨어나 모든 것이 빛 가운데 드러나기만을 기다립니다.

반응형